배우기

투시도에서 방향이 다른 개체 그리기

RAY.DSGN 2021. 11. 18. 18:31

놓인 방향이 서로 다른 개체를 투시도로 그려보겠습니다.

일단 기준이 되는 박스 하나를 3점 투시도로 그렸습니다. 오른쪽에 개채 하나를 더 그려야 하게에 왼편에 좀 쏠리게 배치하게 되었네요.

오른쪽에 시계방향으로 돌아간 박스하나를 임의로 그려보겠습니다.

돌아간 방향의 기준이되는 선을 하나 잡아줍니다. 선을 그리는 순간 소실점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높이는 미리 그려둔 박스와 동일한 높이로 그려보겠습니다. 기존 박스 높이(검정 H), 변경된 소실점을 기준으로 동일한 높이(파랑 H), 연장선상에 동일한 높이(검정 H')를 그릴 수 있습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에 기반한 3점 투시도이기에 바닥에 있는 소실점은 지구의 핵을 향하면 됩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기게 됩니다.

앞서 시계방향으로 돌린 선을 하나 그리면서 한 개의 소실점(vp3)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되었는데, 두 번째 소실점은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처음에 그렸던 두 개의 소실점 간격(vp1-vp2)과 동일한 간격으로 소실점(vp3-vp4)을 잡아주면 됩니다.

그리고 소실점을 향하는 나머지 선들을 완성해주면 끝.

 

마무리에 앞서 '도대체 왜 처음에 그렸던 개채의 소실점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간격을 다르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궁금증 해결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설명이 자세하지 않으니 느낌만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일단 우리가 그리는 그림의 시야각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소실점 간격과 왜곡현상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다시 정리하자면 소실점 사이의 간격이 멀어질수록 왜곡이 줄어듭니다. 위에 그림을 보시면 소실점 간격이 좁아질수록 개채의 왜곡이 심해지고, 멀어질수록 완화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체가 가깝고 먼 거리의 영향이 아니라 시야각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시야각이 넓으면 소실점 간격이 넓고, 시야각이 좁으면 소실점 간격이 좁다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를 광각으로 찍을 때랑 망원렌즈로 찍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광각렌즈로는 많은 사물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지만 왜곡이 발생하는 반면, 망원렌즈로는 한정된 사물을 담지만 왜곡 없는 사진이 담아지게 되죠.

 

각 개채는 각각 다른 소실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개체가 향하고 있는 방향이 같다면 소실점은 같겠죠.

소실점 위치가 변경되면 위 그림과 같이 바닥판 자체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간 상태로 그려야 하는데

이때 조건이 있습니다. 1. 시점(수평선)상에서 움직여야 하고, 2. 앞에서 언급했듯이 소실점 간격이 같아야 합니다.

시점을 벗어나면 수평선이 두 개인 행성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기에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며, 소실점 간격이 달라지면 시야각이 정해진 하나의 장면에서 공간의 왜곡이 발생하는 기이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오류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쯤 되면 뭔 소리냐 라고 하실 텐데,

주황색은 먼저 그린 박스의 공간, 파란색은 시계방향으로 돌아간 박스의 공간입니다.

이 두 개의 박스가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동일 수평선상(시점)에 위치, 또 다른 하나는 동일한 시야각(소실점 간격)입니다.

두 조건이 성립되면 두 개체는 한 프레임 안에서 조화롭게 보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보기 좋고 익숙한 구도의 그림을 그리다 보면 소실점이 종이 밖을 한참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A4, A3라는 테두리 안에서 투시도를 작도하는 것은 굉장히 제약이 많이 따르죠. 다만 이런 이론적인 사항을 알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자신의 감을 믿고 그리는 것의 차이라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가의 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